/ 작가 노트

형태와 침묵 사이

statement

나는 이미지가 사라진 뒤에 남는 것에 관심이 있다. 주제도, 이야기도 아닌 — 그림을 이미 다 본 뒤에도 방 안에 남아 있는 감각.

눈에는 형태가 감정보다 먼저 오지만, 나에게는 감정이 먼저다. 나는 감정을 설명하지 않고 담아낼 수 있는 형태를 찾는다. 내 작업에서 공간은 배경이 아니다. 공간은 참여자다. 형상을 누르고, 붙들고, 때로는 삼킨다.

색은 드물기 때문에 사건이 된다. 화면의 대부분은 검정, 회색, 탁한 흰색에 가깝게 남는다. 색이 나타날 때 그것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어야 한다. 재료 — 캔버스, 목탄, 아크릴의 층, 긁힌 자국 — 는 작업이 만들어진 과정의 기억을 간직한다. 나는 그것을 숨기지 않는다.

나에게 그림은 침묵 속에서 사유하는 방식이다.